서각과 서예 233

명선

'세한도'(국보 180호)와 함께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이 '명선(茗禪)'이다. 길이가 1m15㎝인 이 작품은 추사 글씨 중 가장 크고, '차를 마시는 선승(禪僧)'이란 뜻인 글자로 세간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 한국 다도(茶道)를 중흥시킨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 초의선사(1786~1866)가 차를 만들어 추사에게 보낸 것에 보답하기 위해 썼다고 합니다. 느티나무에 명선만 양각으로 새기고 이번에는 먹을 이용하여 바닥을 검게 만들었습니다. 옆에 있는 협서는 음각으로 새겼습니다. "초의가 직접 만든 차를 부쳐왔는데(艸衣奇來自製茗), (그 차의 품질이 중국의 전설적 명차) 몽정과 노아에 비견해도 부족함이 없었다(不減蒙頂露芽). (이에 초의의 차 선물에) 보답하고자 이 글을..

서각과 서예 2022.05.09

월하독작

이태백의 월하독작이라는 한시입니다. 月下獨酌(월하독작) 달 아래 혼자 술 마시다 李白(이백) 당나라 시인 이백의 월하독작이라는 한시 입니다. 초서로 쓴 서첩에 붉은글씨로 토를 달았습니다.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꽃밭에서 한 병의 술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홀로 마시며 서로 친한 이 없구나. 舉杯邀明月(거배요명월), 잔을 들어 밝은 달 맞이하니,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그림자와 달과 나 세 사람 이루네. 月既不解飲(월기불해음), 달은 이미 술 마실 줄 모르고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그림자만 한갓 내 몸 따르누나.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잠시 달과 그림자 짝하니 行樂須及春(행락수급춘)。행락은 모름지기 봄철에 해야 하네. 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은 배회하고 我舞影零亂(아무영령란)。내가 춤..

서각과 서예 2022.04.26

서회 - 김굉필

書懷(서회)-김굉필(金宏弼, 1454-1504) 회포를 쓰다 處獨居閑絶往還(처독거한절왕환) 只呼明月照孤寒(지호명월조고한) 憑君莫問生涯事(빙군막문생애사) 萬頃烟波數疊山(만경연파수첩산) 한가로이 홀로 살아 왕래마저 끊어지니 단지 명월 불러와 외론 나를 비추네. 그대여 생애 일이 어떠냐고 묻지 마오 만 이랑 안개 물결 첩첩의 산이라네. 위 시를 한간으로 다시 쓰고 50%로 축소 복사하여 은행나무에 음각으로 새길려고 합니다. 漢簡集字漢詩選이라는 서첩입니다. 木簡과 竹簡으로 集字한 書帖입니다. 중국에서 甲骨로부터 金文과 木簡등의 다양한 발굴작업과 깊은 연구로 인하여 서예술의 표현에도 많은 영향을 받아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書體의 변화와 用俱의 변화에 따른 形式美도 다양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중에..

서각과 서예 2022.04.18

옥동 이서의 초서

옥동 이서의 초서 두목의 시 ‘장안추망長安秋望’ 출처 : 성호기념관 樓倚霜樹外(누의상수외) 鏡天無一毫(경천무일호) 南山之秋色(남산지추색) 氣勢兩相高(기세양상고) 누각은 서리 내린 나무 저만치에 서있고, 거울 같은 맑은 하늘 티끌 한 점 없구나. 남산에 서린 가을빛 그 기세 함께 드높구나 부친 이하진은 연행에서 많은 서적을 구입해 왔다. 이서는 이 책을 통해 서예에 관한 많은 이론과 실기를 제공받았는데 특히 왕희지의 해서 「낙의론(樂毅論)」에서 그 필력을 얻어 자신만의 옥동체를 개발해냈다. 위 초서를 다시 화선지에 쓰고 50%로 축소 복사하여 느티나무에 붙히고 옥동 李서의 筆訣은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서예이론서이다. 이 책은 서예를 특히 周易과 결합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서는 易理를 통하여 서를 태극음..

서각과 서예 2022.04.11

초서 한시

군중즉사(郡中卽事) 고을에서 문득 지은 시 양사악(羊士諤) 紅衣落盡暗香殘(홍의낙진암향잔) : 연꽃 이울고 그윽한 향기만 남아 葉上秋光白露寒(엽상추광백로한) : 잎 위에 가을빛 흰 이슬이 차다 越女含情已無限(월녀함정이무한) : 월녀의 품은 정 한이 없으니 莫敎長袖倚欄干(막교장수의란간) : 행여나 긴 소맬 난간에 스치리. 위 글을 초서서첩을 보고 쓴 글입니다.

서각과 서예 2022.04.08

일월오봉도

음각으로 새기고 조선후기 대다수의 오봉병은 크기나 폭에 관계없이 다음과 같은 형식상, 구도상의 특징을 보인다. 1) 화면의 중앙에는 다섯 개의 봉우리 가운데 가장 큰 산봉우리가 위치하고 그 양쪽으로 각각 두개의 작은 봉우리가 협시(挾侍)하는 양 배치되어 있다. 2) 해는 중앙 봉우리의 오른편에 위치한 두 작은 봉우리 사이의 하늘에, 달은 왼편의 두 작은 봉우리 사이의 하늘에 떠 있다. 3) 폭포 줄기는 양쪽의 작은 봉우리 사이에서 시작하여 한두 차례 꺾이며 아래쪽의 파도치는 물을 향해 떨어진다. 4) 네 그루의 적갈색 수간(樹幹)을 한 키 큰 소나무가 병풍의 양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바위 위에 대칭으로 서 있다. 5) 병풍의 하단을 완전히 가로질러 채워진 물은 비늘모양으로 형식화되어 반복되는 물결무늬로..

서각과 서예 2022.04.05

초서 한시

도상강渡湘江 초당初唐 두심언杜審言 (645 ~ 708) 지일원림비석유遲日園林悲昔遊하니 금춘화조작변수今春花鳥作邊愁라 독련경국인남찬獨憐京國人南竄이 불사상강수북류不似湘江水北流라 상강을 건너며 긴 봄날 동산 숲에 놀던 옛 추억이 서글퍼지니 올 봄날의 꽃과 새도 변방의 시름 자아낸다. 홀로 슬퍼하네. 서울 사람이 남으로 유배 가는 것이 상강 물이 북쪽으로 흘러가는 것과 같지 않구나. 때는 마침 봄, 하루해는 어찌나 길던지 그 옛날 친구들과 장안에서 교유하던 추억이 떠오르자 가슴 한켠에 슬픔이 차오른다. 게다가 봄기운에 산천에는 꽃이 피고, 새들 지저귀니 상강湘江을 건너 변방 유배지를 향하는 시인의 마음은 더 시름겹기만 하다. 그래도 한때 장안에서 알아주는 시인詩人이요, 문사文士인데 지금은 모든 걸 잃고 남쪽으로 ..

서각과 서예 2022.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