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지는 추사의 해서가 드물지만, 그 가운데서도 규범이 될 만한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있다. 추사의 50대 초반 작으로 추정되고 있다. 황산(黃山) 김유근이 자신의 호인 ‘묵소거사(黙笑居士)’에 대한 글을 짓고 김정희가 해서(楷書)로 쓴 것이다. “중국의 구양순체를 골격으로 하고 안진경의 필법을 가미하여 강함과 여유로움을 겸비했다. 가늘고 긴 모양새의 글씨체로 필획의 변화가 크고 필치는 다소 날카롭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러움 속에 힘을 느끼게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當黙而黙近乎時(당묵이묵근호시) 當笑而笑近乎中(당소이소 근호중) 침묵해야할 때 침묵하는 것이 시의(時宜)에 가깝고, 웃어야 할 때 웃는 것이 중도(中道)에 가깝다. 周旋可否之間(주선가부지간) 屈伸消長之際(굴신소장지제) 옳고 거름을 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