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동자의 무덤가에서 피어난 동자꽃(Lychnis cognata)
석죽과의 동자꽃은 여름에 피는 꽃이지만, 동자꽃에 얽힌 전설은 춥디추운 겨울이 배경입니다. 이미 애니메이션 영화와 책으로 널리 알려진 정채봉 선생님의 <오세암>이 그것입니다.
먼 옛날 어느 깊은 산 속의 작은 암자에 젊은 스님이 수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젊은 스님에겐 부모를 잃은 어린 조카가 있었습니다. 그 해 겨울이 되자 스님은 겨울 동안 먹고 살 식량을 구하기 위해 어린 조카만 남겨두고 잠시 마을로 내려옵니다. 잠깐 마을에 다녀온다며 떠난 길이었는데 스님은 마을로 내려 왔을 때 그만 폭설이 내려 암자로 올라가는 길이 첩첩히 막히게 됩니다. 폭설이 그치기를 마음 졸이며 기다리던 스님. 하루가 지나고, 이틀, 사흘... 어느 덧 일주일이 지났지만 폭설은 그치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쌓여만 갔습니다.
결국암자로 올라가는 길은 모두 막히게 되었고 폭설 때문에 쌓인 눈은 이듬해 봄이 돼서야 녹았습니다. 눈이 녹자 젊은 스님은 조카에 대한 걱정으로 바삐 암자를 향해 올라갔지만, 스님이 암자로 도착했을 때 어린 동자는 이미 싸늘하게 죽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동자의 무덤가에 한 주황색의 꽃이 만발했는데 사람들은 이를 보고 동자꽃이라 불렀답니다.
동자꽃은 우리나라의 깊은 산 속 양지바른 곳이나 높은 산의 초원지대에서 자라며 주로 해발 500m 이상에서 볼 수 있는데 꽃도 어린아니의 홍조 띤 얼굴처럼 해맑고 귀엽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잘 자라는 동자꽃은 뿌리에서 올라온 줄기가 높이 1m내외로 자랍니다. 줄기에는 약간 긴 털이 있으며 잎은 마주나는데 잎자루가 없으며 피침형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합니다.
동자꽃은 대표적인 여름꽃이며 7~8월에 취산꽃차례로 달립니다. 두툼한 꽃자루가 있으며 꽃의 크기는 비교적 큰 4cm내외의 지름을 가졌습니다. 꽃받침은 통 모양이고 끝이 5개로 갈라지고 꽃잎은 5장, 수술은 10개, 암술은 5개입니다. 주황색의 꽃잎이 수평으로 벌어지기 때문에 누구나 한번 보면 동자꽃임을 잊지 않게 됩니다.
동자꽃은 우리나라의 남도지방을 제외한 전국의 옾은 산과 만주, 중국 등에서 볼 수 있으며 꽃말은 ‘기다림’입니다.
동자꽃은 더위와 건조함에 약하므로 화분으로 키울 때는 고온을 피해 반그늘로 옮겨 주어야 합니다. 정원에서 키울 때는 보통 큰 나무 아래 반그늘에서 심어 키우는 것이 좋으며, 수분은 건조하지 않도록 충분히 공급합니다. 토양은 보습성이 좋은 점질양토가 좋습니다. 종자, 포기나누기로 번식할 수 있는데 종자는 5cm아래로 땅을 판 뒤 묻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