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산오이풀(Sanguisorba hakusanensis var. koreana)
지리산이나 설악산 같은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인 산오이풀을 만나기 위하여 지리산 천왕봉을 올랐다.
높은 산에서 고고한 자태를 보이는 풀잎을 자르면 오이 냄새가 난다해서 오이풀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산오이풀은 주로 습기가 많은 축축한 땅이나 바위틈, 절벽틈에서 자라는데 높이 80cm안팎이며 태풍이 몰아쳐도 잘 쓰러지지 않을 정도로 줄기가 딱딱합니다. 뿌리줄기가 옆으로 벋으며 근생엽이 돋아난 뒤 줄기가 올라오는데 잎은 어긋나고 깃꼴겹잎입니다. 잎은 긴 타원형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발달해 있고 앞면은 녹색, 뒷면은 흰색기가 있습니다.
8~9월에 피는 보라색의 꽃은 줄기나 가지 끝에서 수상꽃차례로 달리기 때문에 한 포기에서 10개 이상의 꽃이 달립니다. 이 꽃은 바람이 불면 살랑살랑 흔들리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냅니다.
꽃받침 통은 네모진 원형이며 4개의 꽃받침조각이 뒤로 젖혀지며 꽃잎은 없습니다.
수술은 9~11개이며 꽃밥은 가을이 되면 황갈색으로 변합니다. 열매는 네모진 수과입니다.
오이풀은 전세계에 약 20여종의 유사종이 있으며 주로 지구의 북반구 지역에서 자생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과 초원지대, 냇가 주변에서 자라는 오이풀 외에 흰색 꽃이 피는 가는오이풀, 오이풀에 비해 잎이 가늘고 꽃차례도 3~4cm 더 길고 중부 이북지방에서 자라는 긴오이풀, 자주색으로 꽃이 피고 꽃이삭이 아래로 길게 쳐지는 자주가는 오이풀 등이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오이풀의 뿌리를 ‘지유’라 하여 약용합니다. 늦가을에 뿌리를 캐서 잘 마린 뒤 달여 복용하는데 타닌, 사포닌, 지유, pomolic acid 등이 함유 되어 있으며 잎에는 qurcetin, kaempferol, 비타민C, 철, 칼슘 등이 함유되어 있어 해독, 지혈, 장풍, 설사, 이질, 악창, 장염에 효능이 있습니다. 습진, 화상, 종기에는 오이풀 가루를 대황 등과 섞어 갠 뒤 발라주는데 오이풀의 주성분인 지유는 특히 각종 피부질환에 효능이 높다고 합니다. 오이풀의 어린잎은 나물로 무쳐먹거나 생즙을 만들어 먹을 수 있으며 나방 등 애벌레들의 좋은 먹이가 되기도 합니다.
오이풀은 햇빛을 좋아하며 추위에도 강합니다.
부식질의 비옥한 사질양토에서 잘 자라며 습기가 찬 촉촉한 땅에서 성장이 양호합니다.
번식은 종자 또는 포기나누기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