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각과 서예

초서 한시 4

성창기 - 한새미 2021. 9. 9. 11:22

초서로 쓴 한시 5개입니다.

 

 

 

 

訪曺處士隱居 방조처사은거/ 박순

 

 

醉睡山家覺後疑 취수산가각후의

白雲平壑月 백운평학월침시

然獨出脩竹外 소연독출수죽외

石徑笻音宿鳥知 석경공음숙조지

 

 

 

조처사를 방문하여

 

산 집에서 술 취해 한잠 자다 문득 깨어나니

흰 구름이 떠가고 달빛은 은은하네.

서둘러서 홀로 대숲을 빠져나가니

자갈길 대지팡이 소리에 새가 나네.

 

 

 

 

 

伍子胥廟(오자서묘)

 

朴寅亮(박인량)

 

掛眼東門憤未消 碧江千古起波濤

괘암동문분말소 벽강천고기파도

눈알을 동문 위에 걸어 놓으라는 분노가 아직 없어지지 않은 채, 푸른 강물은 천고를 흐르면서 파도만 계속 일으키고 있네.

 

今人不識前賢志 但問潮頭幾尺高

금인불식전현지 단문조두기척고

오늘의 사람들은 옛 현인의 뜻을 알지 못한 채, 다만 파도 높이가 얼마나 되는가를 묻고 있을 따름이네.

 

-박인량 [朴寅亮, ?~1096] : 고려의 문신. 문종 때 요나라가 압록강 동쪽을 국경선으로 획정하려고 하자, 그 부당성을 지적한 진정표를 지었다. 요나라 왕이 문장에 감탄, 주장을 철회했다. 송나라 사신 때 시문으로 찬탄 받았다.《고금록》,《수이전》 등이 있다.

 

-주해

伍子胥(오자서) ; 춘추시대 초나라 사람. 오나라의 장군이 되어 아버지 원수를 갚고, 월나라를 처서 오나라를 춘추 5패의 하나로 격상 시킨 장군.

掛眼東門(괘안동문) : 눈알을 성의 동쪽문위에 걸어두라는 오자서의 유언 憤未消(분미소) ; 분이 다 풀리지 않았다.

不識前賢志(불식전현지) ; 옛 현인의 깊은 뜻을 알지 못하고.

但問(단문) ; 단지 물을 뿐.

 

 

 

 

 

 

 

元朝對鏡 / 朴趾源 (朝鮮)

 

忽然添得數莖鬚 홀연첨득수경수

全不加長六尺軀 전불가장육척구

鏡裏容顔隨歲異 경이용안수세이

穉心猶自去年吾 치심유자거년오

 

거울 속 내 모습 /박지원 (조선)

 

어느새 몇 가닥 흰 수염이 늘었는데

육 척의 몸은 더 자란 것 전혀 없네

거울 속 모습은 해마다 다른데

마음은 지난해 그 마음 그대로이네

 

 

生老病死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겪어야 할 과정인데,

이를 대하는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당 李白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서 백발이 늘어난

것을 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온 것일까 하고 딴전을 피

웠고, 당 白居易는 자기의 늙어가는 모습을 거울 비추

며 이를 반가워 하기도 하였다.

 

 

 

 

 

 

踏 雪 野 中 去 (답설야중거)

 

踏 雪 野 中 去 不 須 胡 亂 行

답 설 야 중 거 불 수 호 란 행

今 日 我 行 蹟 遂 作 後 人 程

금 일 아 행 적 수 작 후 인 정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느니라

 

 

 

 

 

 

松山(송산)

 

卞仲良(변중량)

松山繚繞水縈回 多少朱門盡綠苔

송산료요수영회 다소주문진록태

산은 둘러있고 물은 돌아 흐르는데, 기와에 이끼 낀 큰 돌이 있네.

惟有東風吹雨過 城南城北杏花開

유유동풍취우과 성남성북행화개

봄바람 비를 몰고 지나간 뒤에, 이 마을 저 마을에 살구꽃 피네.

 

-변중량 [卞仲良, 1345~1398] : 조선 전기의 문신. 이회 등과 함께 조준·정도전·남은 등의 독직을 비판하다 전중경의 관직이 박탈되었으나 그 해 복직되었다. 제1차 왕자의 난 때 정도전 일파로 몰려 참살당했다.

-주해

繚繞(료요) ; 둘려 있음.

松山(송산) : 개성에 있는 산

朱門(주문) : 지위 높은 벼슬아치의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