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출의 기원식물 삽주
깊은 산 속 덤불숲이나 바위틈, 풀밭,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 삽주는 예로부터 동야의학에서 매우 소중한 약재로 여겼습니다.
삽주에 얽힌 한 전설을 소개하자면 아주 먼 옛날 중국에서 빼어난 흰 학 한 마리가 약초를 물고 적당한 장소를 찾아 약초를 심으려고 여러 산을 찾아다니다 어느 산에 약초를 심었습니다.
학은 약초를 보살피다 결국 바위로 변하였고 그 약초는 점점 자라서 백출이 되었습니다.
그 후 음력 9월 9일만 되면 백출은 아리따운 처녀로 환생하여 구름을 타고 마을로 내려와 어느 한의사에게 백출을 건넸습니다.
의원은 처녀에게 당신의 성은 무엇이고 사는 곳이 어디냐 물어보니 성은 백가이고 어잠의 학산마을에 산다고 답하고는 약초의 용도와 복용방법을 이야기하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백출을 환자에게 사용한 의원은 약효가 너무 좋아 이 약초를 구해 팔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어잠의 학산마을로 처녀를 찾아 갔지만 만나지 못해 실망하였습니다. 의원 부인은 9월 9일에 왔으니 내년 9월 9일에도 반드시 올 것이라고 말하였고, 결국 다음해 9월 9일이 돌아오자 처녀가 다시 나타나 백출을 건네고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의원 부인은 몰래 처녀의 치마에 실을 꿰어 처녀가 떠나자 그 뒤를 따라갔지만 처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실이 끝난 자리에 바로 그 약초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의원부인이 허겁지겁 약초를 캐기 위해 흙을 파는데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하면서 천년 묵은 백출은 갑자기 큰 빛을 내며 사라지고 부인의 눈이 멀게 되었습니다.
중국 어잠의 학산마을은 지금도 백출 재배지로 알려져 있으며, 다른 곳의 백출과 구별하기 위해 이곳에서 나는 백출을 ‘어출’이라 부릅니다.
전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양의학에서 ‘백출(Atractylodes marcrocephala Koidz)’은 매우 유명한 약재이지만 현재 야생에서 자생하는 백출은 거의 멸종되었으며, 삽주가 백출의 기원식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삽주의 뿌리줄기는 마디가 있고 굵은 수염뿌리가 있으며 특유의 향이 있습니다.
뿌리에서 근생엽과 함께 올라온 줄기는 높이 1m로 자라며 상단에서 잔가지가 갈라집니다.
잎 모양은 상단부와 하단부가 다른데 하단부 잎은 어긋나며 깃꼴 모양으로 3~5개씩 갈라집니다.
그리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앞면엔 윤기가 돕니다.
반면에 상단 잎은 잎자루가 거의 없으며 깃꼴 모양으로 갈라지지 않으며 가장아리에 톱니가 있습니다.
꽃은 이가화이며 7~10월에 줄기나 가지 끝에 두상화로 달리는데 색상은 흰색이거나 붉은색입니다. 두상화의 크기는 2cm 내외이고 20~30개의 관상화가 달리는데 관상화의 끝은 5개로 갈라집니다. 열매는 9~10월에 열리며 수과인데 갈색 관모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삽주의 뿌리줄기로 창출과 백출을 둘다 만드는데 뿌리줄기에서 흙을 제거해 말린 것은 창출, 뿌리줄기의 껍질을 완전히 벗긴 뒤 말린 것은 백출이라고 합니다. 때에 따라 삽주의 묵은 뿌리를 창출, 햇뿌리를 백출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창출은 발한, 이뇨, 감기, 소화, 위장염, 진통, 이질, 말라리아, 수종, 야맹증, 비장, 하리에 효능이 있으며 특히 권태감이나 무기력 증세에 특효가 있습니다. 백출은 발한, 이뇨, 감기, 소화, 황달, 관절염, 비장, 하리, 자양강장, 산통, 위염, 당뇨, 식육증진에 좋으며 백발을 검정색 모발로 만들고 시력강화, 콩팥질환, 대장염, 유산방지, 권태감, 뼈를 튼튼히 하고 피부를 좋게 합니다.
어린잎과 뿌리는 비타민 A의 함량이 높아 나물로 무쳐먹을 수 있으며 뿌리를 불태워 집 안이나 포목을 훈증하면 곰팡이가 끼지 않습니다. 삽주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서 자생합니다.
반그늘에서 잘 자랍니다. 토양은 배수가 좋은 점질양토나 부식질의 사질양토에서 잘 자라며 다소 건조한 토양에서도 어느 정도 성장합니다. 번식은 주로 종자로 합니다.
-참 조 제갈영 지음 우리나라 야생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