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솔섬의 일몰
Canon EOS 6D - 75-300㎜
부안 솔섬에 도착하여 일몰을 기다리고 있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해가 점차 약해지고
어리버리한 만남이고 어리버리한 행동이였습니다.
Canon EOS 6D - 75-300㎜
요즘 중·고등학교에서 유행하는 말에 ‘어버리’ 또는 ‘어벼리’라는 말이 있다.
선생님께서 빠릿빠릿하지 못하고 어리벙벙한 학생을 꾸중할 때 흔히 이 말을 쓴다.
“이런, 어버리(어벼리) 같은 놈아!”와 같이 말이다.
여기에 쓰인 ‘어버리’는 ‘어리버리’가 줄어든 말이다.
그리고 ‘어벼리’는 ‘어버리’에서 변형된 말이다.
그런데 ‘어리버리’라는 말은 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어리바리’가 표준어인 것이다.
‘어리바리’는 ‘정신이 또렷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어 몸을 제대로 놀리지 못하고 있는 모양’을 뜻한다.
“술에 취한 듯이 어리바리 겨우 손을 내밀었다”,
“낮보다도 더 자주 어리바리 잠에 빠지곤 했다” 등에서 ‘어리바리’의 의미가 잘 드러난다.
오늘은 해가 어리버리하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어제의 사진입니다.
‘어리바리’가 어디서 온 말인가 하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어리바리’가 옛날부터 쓰였으며,
‘자기가 하고자 하는 행동이 자기 뜻과 맞지 않을 때 쓰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어제는 나의 어리버리한 행동으로
이렇게 해가 선명하고
자리조차 정확하게 잡았는데
사진이 이모양 이꼴입니다.
해가 강할때는 ND필터를 사용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좋은 챤스를 날렸습니다.
Canon EOS 1DX Mark Ⅱ - 100-400㎜
오늘은 해가 어리버리 합니다.
어리바리’는 ‘어리둥절, 어리마리(잠이 든 둥 만 둥한 모양), 어리벙벙, 어리어리’ 등과 어형과 의미가 유사하다.
이들은 대체로 정신이 멍한 상태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이들에 보이는 ‘어리’는 그 전체 의미를 고려하면 ‘愚(어리석을 우)’의 ‘어리다’와 관련된 어형임에 틀림없다.
무언가 해가 조금 모자라고
잠에서 덜깬 모습입니다.
Canon EOS 1DX Mark Ⅱ - 100-400㎜
‘어리다’는 중세국어 이래 얼마 동안 ‘愚’의 의미로 쓰이다가 지금은 ‘愚’의 의미를 잃고 ‘幼(어릴 유)’의 의미를 띠고 있다.
‘愚’의 의미는 ‘어리석다’가 대신한다. ‘어리석다’에 보이는 ‘어리’도 기실 ‘어리다〔愚〕’의 어간이다.
‘어리바리’의 ‘바리’는 그 어원을 구명하기가 쉽지 않다.
‘어리’에 대응되는 첩어 요소로 볼 수도 있고,
‘어리어리(겉잠이나 얕은 잠이 설핏 든 모양),
어리마리(잠이 든 둥 만 둥 하여 정신이 흐릿한 모양),
어리벙벙(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얼빠진 사람처럼 멍한 모양)’ 등에 보이는
‘어리, 마리, 벙벙’ 등과 모종의 관계가 있는 단어로 볼 수도 있다.
‘어리바리’는 제3음절의 모음 ‘ㅏ’가 제1음절의 모음 ‘ㅓ’에 이끌려 얼마든지 ‘어리버리’로 변할 수 있다.
지금은 ‘어리바리’보다 ‘어리버리’가 훨씬 많이 쓰인다.
위 태양의 모습이 정말 어리버리합니다
Canon EOS 1DX Mark Ⅱ - 100-400㎜
요사이 ‘어리버리하다’는 남학생이 여학생을 놀릴 때 흔히 쓰인다고 한다.
행동이나 말투가 멍청하고 어수룩한 여학생을 “야, 너 진짜 어리버리하다”라고 놀려댄다니 그 여학생은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는가.
그런데 참 이상한 점은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쓰는 ‘어리버리하다’에 ‘멍청하고 어눌하다’는 나쁜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귀엽다’는 좋은 의미도 있다는 것이다.
멍하고 어눌한 여자가 순진해 보이니까 그 여자를 귀엽게 볼 수 있는지 모르지만,
‘어리버리하다’를 ‘귀엽다’와 같은 긍정적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어딘가 이상하다.
‘어리버리하다’를 아무리 악의 없이 쓴다고 해도 거기에는 상대를 얕보고 무시하는 심사가 깔려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니 이 말을 좋은 의미로 쓰는 남학생이나 이 말을 듣고도 기분 나빠하지 않는 여학생은 좀 모자란 사람이 아닌가 한다.
위와같이 어리버리하게도 나는
해가 강(强)하지도 않았는데
어리버리하게도 ND 필터 8을 끼우고
해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2017.2.15.
-어리버리의 말뜻은 네이버 백과사전을 참조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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