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만 자생하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지리고들빼기.
지리산의 숲 가장자리나 길가에서 자라며 높이가 40㎝에 달하고 가지가 많으며 털이 없고 회청색이다. 지리고들빼기는 쓴나물, 씬나물, 씸배나물이라고 불리우는데 모두 쓰다는 뜻이 들어가 있고, 한자로는 고채(苦菜) 즉 쓴나물이란 뜻이다.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를 많이 낸다. 나무껍질은 잿빛을 띤 파란색이며 털이 없다. 뿌리에 달린 잎은 꽃이 필 때 마른다. 줄기에 달린 잎은 어긋나고 가운데 부분의 잎은 긴 타원 모양이며 길이 4.5~6.5㎝, 너비 2.5~3㎝로서 깃꼴로 깊게 갈라진다. 갈래조각은 3~4쌍이며 달걀처럼 생긴 긴 타원 모양이고 털이 없으며 굵은 톱니가 있다. 잎자루 밑동은 넓어져 줄기를 둘러싸며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잎 크기가 작아진다.
꽃은 9~10월에 노란빛으로 피는데, 가지와 줄기 끝에 두상꽃차례로 달리며 꽃이 지면 아래로 처진다. 꽃자루는 길이 3~12㎜이고 포는 1~3개이다. 총포는 길이 7.5~8㎜로서 바깥조각은 달걀 모양으로서 끝이 둔하며 안쪽조각은 5개로서 줄 모양이다.
열매는 납작하고 양 끝이 뾰족한 원기둥 모양의 수과로서 11개의 능선이 있고 끝이 부리 모양이며 관모는 흰색이다. 까치고들빼기와 고들빼기의 잡종으로 많은 중간형이 있다.
지리산 중턱 이상의 숲 가장자리나 길가에서 자라는 2년초로서 종자는 광선의 유무에 관계없이 발아하는 습성을 갖고 있어 종자를 파종한 후 복토하지 않아도 발아가 가능하다.
종자의 휴면기간이 극히 짧기 때문에 땅에 떨어지면 바로 싹이 트고 다음해 봄에 순을 올려 보낸다. 물론 그해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사라진다. 그런데 아주 일찍 꽃이 펴서 열매를 맺으면 여름에 씨앗이 떨어지고 여기서 다시 싹이 나고 꽃을 피워 1년 안에 한해를 마감하기도 한다.
내한성이 강한 편이다. 광적응성은 자연광보다 조금 약한 광선하에서 잘 자라나 지나치게 광도가 낮으면 생육이 좋지 않다. 토양은 비교적 가리지 않아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지만 토심이 깊고 배수가 양호한 비옥한 양토나 사양토는 더욱 좋다. 지나치게 습한 땅에서는 무름병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피한다.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고들빼기와 형제간이다. 일반적으로 고들빼기가 더 유명하다. 1870년(고종 7)에 지어진 『명물기략(名物紀略)』에 고채는 고도라고도 한다고 기록되어 있고 식물체 전체를 산와거라고 하여 약으로 쓰이는데 해열, 소종, 양혈 등에 효과가 있어 염증으로 열이 날 때 잎이나 줄기를 달여 마시면 열을 풀 수 있다고 한다.
고들빼기류 식물들을 모두 통칭하여 약사초라 부른다. 종기와 악창이 생기면 찧어 바르고 소화가 안 될 때는 먹기도 한다. 입맛을 좋게 할 뿐 아니라 건위, 소화제의 역할도 해주는 아주 유명한 산채이다.
봄에 나온 어린순은 섬유질이 적으면서도 여러 가지 영양분이 있다. 순으로 겉절이를 하고 살짝 데쳐 물에 담가 우려낸 뒤 나물로 무치거나 볶아먹는다, 실뿌리로 만드는 김치나 나물도 일미이다.
지방에 따라 부르는 별칭이 있는데 쓴맛이 나서 쓴동, 토끼밥으로 많이 뜯어주던 것이어서 토끼쌀밥이라고도 한다. 줄기를 자르면 흰 즙이 나오는데 이 즙이 젖과 비슷하다 하여 젖나물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