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면서 여러 생각들이
초겨울 . 지금은 낙엽이 지는 겨절입니다.
바람부는 언덕엔 낙엽과 열매.
땅에는 묵묵히 서서 초갓집을 감싸 안은
나무들의 평화 소리 .........
저 나무들은 나의 출근길에서
봄 여름 가을
야생화의 세계로 가는 저를 데려갑니다.
꿈과 설레임 가득한 미지의 세계로
가슴 꿍닥거리던 그 순수의 나라로 데리고 갑니다.
그래서 출근길이 즐거웠습니다.
찾고 만지고 보듬으며 만나는 너를
한없이 그리워 하였습니다.
아니 사모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꽃
신비한 잎그늘
해맑은 얼굴과 해악이 깃든 이름
야생화의 예쁜 모습과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에
나와 산새 꽃등애 꿀벌들은
얼마나 즐거웠고 행복했던가.
그러나 이제는 겨울.
이별과 추억으로 쓸쓸해하는 나는 말이 없다.
그래도 출근길에 웅석봉이 보입니다.
야생화 없는 겨울에는
지리산의 아름다운 모습이 있다고
사계절이 아름다운 지리의 다른 모습들
산이 있으니 산에 오르면 된다.
인생이란 이런것
봄 여름 가을이 있었다면
겨울도 오는것
겨울에는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던 야생화들에게
일제히 겨울 휴가를 줘야 한다는 것
그래야 휴식 후 다시 봄이 오니까.
겨울 눈이 오면 지리산 중봉에 올라
하이얀 천왕봉을 바라보고
설경의 아름다움에 살을 에이는 추억을 간직하면 된다.
봄 여름 가을의 그 풍성한 사랑도 부족해
모든것을 다 주고 더 이상 줄것이 없어
나목위에 흰눈옷 입고 외로이 서 있는
제석봉의 고사목을 나는 바라 보면 된다.
생초면 국도를 돌고 돌아
굽이치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그래도 야생화 없는 겨울은
너무 길고 쓸쓸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