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은처녀치마
사월초파일 나는 절을 찿지 않고
무주 덕유산이 그리워 집을 나와
곤돌라 타고 상제루를 지나 설천봉을 돌아 대피소에서
컵라면에 막걸리 한잔 먹고 이놈을 만났다.
파아란 하늘에 꽃을 태양에 걸려고
한참을 씨름 하였다.
개별꽃과 노란제비꽃과 사이좋게
햇살을 받고 옹기종기 모여 있다.
여기 태양을 바라보고
수줍은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처녀
남색꽃이 짧은 치마를 연상하게 한다.
아니 미니스커드를 입었나?
1000고지 이상에서난 만날 수 있는 숙은처녀치마
고개 숙이고 다소곳이 서 있다.
박새잎에 기대어 살포시 미소짖고
치마 길이가 상당히 길다.
드레스인지 엄마의 월남치마를 빌려 입고 있는지 유난히 길다.
이 처녀는 박새잎에 숨어서 세상 구경을 하고
잡목 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덕유산 중봉에서 저 멀리 지리산을 보고 있다.
따스한 봄날 그래도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201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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