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사 흑매
먹물 승복을 입고
목탁치는 스님의 독경소리를 듣고 자란
화엄사 흑매를 찾아 나선다.
구례 화엄사의 홍매화를 흑매라고도 부른다.
다른 매화보다도 더 붉다고 하여 그렇게 부른다.
하늘을 배경으로 촬영하여도
붉은 색깔이 역역하다.
매화가 님을 부른다.
분홍색 연지 바르고
화엄사 흑매가 만개를 하였다고 하여
승주 선암사 홍매화를 보고 다시 구례 화엄사 매화탐방을 나섰다.
선암사 홍매화축제를 뒤로하고 마음은 여기 흑매에 혹하여
선암사는 대충 둘러보고 빨리 도착하였다.
각황전을 바라보고 키가 약 10미터는 되어 보인다.
위로는 지리산 노고단을 바라보면서
각황전 옆에서 수백년을 지켜온 흑매가 정말 보고 싶어서
한발 한발 천왕봉을 향하는 마음으로 찾아왔다.
약 20년 전 지리산 종주길에 들렀던 화엄사는
천근같은 다리무게 때문에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었는데
오늘 나에게 새로운 감동을 주었다.
걷고 또 걸어 내디딘 걸음이 모여
정상으로 향하는 감동은 어쩌면 당연한 걸까.
그렇게 몇 번이고 지리산은 내게 새로운 감동을 주었는데
오늘 여기 화엄사 흑매도 또한 나에게 커다란 기쁨을 선사한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발걸음은 조금씩 무디어 졌지만
산은 늘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나를 반기듯이
여기 흑매도 오는 사람 마다하지 않고 모두를 반긴다.
지리산 한 자락
웅장하고도 화려한 화엄사
거기 각황전옆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자란다.
불교의 화엄경 법문에
삼법무차별(三法無差別) 청정묘법신(淸淨妙法身)이라 하여
마음 부처 중생이 차별 없으니
모두 다 청정하고 미묘한
여래의 법신이라
위의 말들이 머리와 마음으로는 이해가 되는데
실천을 하지 못하니
이 또한 중생인가?
중생을 구하는 큰 뜻으로
화엄사를 지어 선교일체의 사상을 전파하기위하여
이런 이야기를 스님으로 부터 들었는데
무슨 말인지 알것 같기도 하고
생소한 이야기 처럼 들리고 .....
이끼 낀 돌담들을 지나 찾아가는
고즈넉한 산사가 아니고
웅장한 불사를 진행하고 있는
거금의 입장료(3,500원)를 지불하고 만난 흑매가
오늘은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화엄사 흑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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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