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겁외사의 능소화

성창기 - 한새미 2013. 6. 26. 14:48

 

 

 

오늘 아침(2013.06.26) 겁외사를 찾았다.

능소화를 보았는데 능소화의 전설이 생각난다.

 

 

 

 

♡ 능소화의 슬픈 전설 ♡

 

이 꽃을 구중궁궐의 꽃’이라 칭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옛날 옛날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 오지를 않았다

 

 

빈이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빈의 자리에

오른 여인네가 어디 한 둘이었겠습니까?

그들의 시샘과 음모로

그녀는 밀리고 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 곳 까지 기거 하게 된 빈은

그런 음모를 모르는 채 마냥 임금이 찾아 오기만을 기다렸다

 

 

 

 

혹시나 임금이

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을 너머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이 불행한 여인은 상사병 내지는

영양 실조로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초상조차도

치루어 지지 않은채

 

 

 

 

 

‘담장가에 묻혀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

라고 한 그녀의 유언을

시녀들은 그대로 시행했습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때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입니다

 

 

 

 

덩굴로 크는 아름다운 꽃이지요.

아무튼 능소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많이 담장을 휘어감고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데

그 꽃잎의 모습이 정말 귀를

활짝 열어 놓은 듯 하다

 

한이 많은 탓일까요,

아니면 한 명의 지아비 외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을까?

 

 

 

 

꽃 모습에 반해 꽃을 따다 가지고 놀면

꽃의 충이 눈에 들어가

실명을 한다니 조심해야 합니다

 

 

 

장미는 그 가시가 있어

더욱 아름답듯이 능소화는

 

독이 있어

더 만지고 싶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한여름 오랫동안

눈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꽃입니다.

 

<아름다운 글中에서>

 

 

 

 

밤머릿재 넘어오다가 본 까치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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