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다가 갑자기 볼이 잘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나름대로 백방의 처방을 써 보다가 스윙이 엉망진창이 되면 그때서야 프로를 찾아 스윙의 점검을 받게 된다
그 골퍼의 스윙을 한참 관찰하던 프로의 한 마디,
“백스윙을 좀 천천히 해 보시죠”
많은 경우 거짓말처럼 스윙이 좋아진다.
“선생님의 스윙 템포가 너무 빨랐던 것입니다.”
“아, 고마운 프로님” 하마터면 악성 훅과 슬라이스에 시달려 잠도 이루지 못하고 인간성마저 변하려던 순간,
프로의 도움으로 그것도 단지 몇 초 사이에 고통과 좌절의 날들은 이제 그만,
나의 스윙을 복구했다는 뿌듯한 마음…..
그 다음 날 일이 끝나기가 무섭게 연습장으로 달려간다.
어제의 그 감각, 그 느낌을 다시 확인하고 싶다, 그래, 백스윙은 천천히 해야지….
그러나 어제의 샷은 간곳 없고, 훅과 슬라이스가 난무한다.
이게 웬일인가? 골프는 정말 이런 것이구나.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스윙이 다시 빨라졌군요”
“아닌데, 백스윙을 천천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 위 경우는 스윙템포에 대하여 흔히 발생하는 일반 케이스일 것이다.
왜 어제의 굿샷이 재연되지 않는 것일까?
첫째, 스윙템포는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
레슨프로는 이를 계속하여 관찰하고 골퍼에 맞는 템포를 잡아주어야 한다.
당연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둘째, 스윙템포는 백스윙과 다운스윙의 조화이므로, 단지 백스윙을 천천히 하는 것은 전체 스윙템포를 흐트러지게 한다.
기본적으로 백스윙을 천천히 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레슨이다.
스윙템포에 대한 몰이해 때문이다.
사실 백스윙 또는 스윙을 천천히 해야 한다는 말은
스윙의 대명사인 바비 존스, 샘 스니드로부터 비롯된다.
그들이 부드럽고 느린 스윙론을 옹호한 이래, 스윙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는 아마추어 골퍼들에 대한 감초 같은 레슨이 되어 왔다.
그러나 그들은 틀렸다. 그들만의 주관적인 감이기 때문이다.
미국PGA프로들의 스윙을 보라.
어느 누구도 스윙을 부드럽게 하는 사람은 없다.
프로들은 아마추어골퍼에 비해 매우 빨리 그리고 공격적으로 스윙 한다. (드라이버나 미들아이언 이상) 이는 그들의 스윙 타임을 재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이다.
예컨대 부드러운 스윙의 대명사 어니 엘스와 폭발적인 샷의 대명사 그렉 노먼중 누구의 스윙이 더 빠를까?
노먼의 스윙이 얼마나 더 빠를 것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 토너먼트에서 두 사람의 스윙스피드를 재어 본 결과,
엘스가 약간 빠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 이 사례는 인간의 눈은 골프스윙의 빠르기를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고 있으며,
이런 사실을 감안하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스윙템포와 스피드에 대한 그릇된 정보가 난무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잘못된 정보는 잘못된 레슨을 낳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를 골프스카이에 소개해 준 분의 경우,
스윙을 처음부터 끝까지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하였다.
그 분처럼 시종일관 부드러운 스윙은 자연의 법칙을 거스리는 결과이므로 헤드스피드가 나지 않는다.
어니 엘스의 스윙이 외견상 부드럽고 느려 보이지만 임팩트 순간의 폭발력은 어느 누구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폭발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내지 않고서는 300야드 이상의 비거리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부드러운 스윙의 대명사 프레드 커플스도 임팩트 시점의 폭발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템포에 대해서는 “나는 가급적 스윙을 느리게 하려고 한다”고 한다.
프로 중 가장 빠른 번개샷의 대명사 닉 프라이스 왈, “나는 가급적 스윙의 페이스가 너무 빠르게 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이상에서 보면, 어느 정도의 스윙빠르기가 적절한지 감을 잡을 수가 없을 것이며 기존의 템포에 대한 개념으로는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스윙 템포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 골프서적이나 레슨을 보아도 템포에 대하여 명확하게 설명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대개 백스윙을 천천히하라,
부드럽게 스윙하라 정도의 템포 레슨이 있는 것 같다.
템포에 대한 설명을 위해서는
운동심리학의 제1장 제1조- 골프스윙도 뇌에 기억되어 있는 내용에 의하여 비롯된다-에서 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아프리카 원주민 같이 골프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골프스윙을 하라고 하면, 전혀 하지 못한다.
그의 뇌 속에 골프스윙이 기억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골프를 해 보지 않았지만, TV나 사진 등을 통하여 골프스윙을 알고 있다면, 어느 정도 흉내는 낼 수 있다.
이미 그 사람의 뇌에는 골프스윙에 대한 이미지가 기억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뇌 속에 기억되어 있는 골프스윙에 대한 기억내용은 무엇일까?
이 문제는 일반심리학자나 운동심리학자들에게 있어 가장 난해한 과제로서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다.
결론적으로 얘기 하면,
인간의 동작은 절차적 기억으로서 그 동작의 움직임 순서와 빠르기가 대뇌에 기억된다는 것이다.
비근한 예로, 수영에서 팔다리의 움직임순서나 빠르기, 걷기와 달리기에서 팔다리의 움직임 순서와 빠르기,
볼 던지기에서 팔다리의 움직임 순서와 빠르기, 자신의 사인을 할 때 손과 팔의 움직임 순서와 빠르기 등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정 동작에 대한 대뇌의 기억내용은, 인체 부위의 움직임 순서와 빠르기라고 하였는데, 전자는 리듬에, 후자는 템포에 대응한다.
즉 특정동작에 대한 인간의 기억내용은 리듬과 템포이다.
그러므로 골프스윙에 대하여 대뇌에 기억되는 내용은 팔다리나 몸통의 움직임 순서와 빠르기-스윙 리듬과 스윙 템포 이다.
즉 스윙=리듬+템포, 골프스윙의 핵심적 내용은 리듬과 템포이므로, 골프스윙을 배운다는 것은 리듬과 템포를 배우는 것이다.
■ 첫째, 스윙템포는 문자 그대로 스윙의 빠르기인데,
백스윙의 시작부터 임팩트 순간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스윙의 템포라고 하자.
주지하다시피 사람마다 자신의 고유의 빠르기가 있으므로 스윙템포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는 성격이나 인체구조 등에 의하여 결정된다.
평소 걸음걸이가 빠른 사람이나 동작이 잽싼 사람들은 골프스윙도 빠른 것이 보통이다.
둘째, 스윙의 템포가 개인의 특성에 기인하는 요소이므로
어느 정도의 빠르기가 적정한가는 그 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여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적정한 스윙빠르기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셋째, 이렇듯 100인 100색의 스윙 빠르기 속에서 공통적인 요소가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템포에 대한 핵심내용이 되며, 골프스윙의 핵심 내용이 될 것이다.
스윙템포는 단순히 스윙의 빠르기가 아니며, 템포는 물리학이나 인체역학에 의하여 결정되는 객관적 과학적 요소이다.
어떤 물건이 외부에서 일정한 크기의 힘을 받아 정지상태에서 움직이다가 다시 정지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처음 정지상태에서는 속도가 0이며, 서서히 속도가 증가하다가 최대 속도에 이른 다음 다시 속도가 줄어들면서 다시 속도가 0이 된다.
투수의 던지기에서 팔의 움직임을 보면, 처음 셋업자세에서 팔은 정지되어 있다.
서서히 와인드 업을 시작하면, 팔의 움직임은 빨라지면서 어느 순간 최대의 속도에 이르며, 다시 속도가 줄어들면서 백스윙이 완료되는 순간 팔의 속도는 0이 된다.
그러다가 투수가 왼발을 타자로 향하여 내뻗는 순간 팔은 서서히 움직이는데, 투수의 왼발에 이어 몸통이 타자쪽으로 이동하면서 팔의 움직임은 빨라진다.
걷기에서 팔이나 다리의 움직임을 생각해 보라.
1. 이상에서 보듯이 인체의 움직임은 “0-가속-최대속도(a)-감속-0-가속-최대속도(b)-감속-ㅇ”의 속도주기를 갖는다. (최대속도(a)보다 최대속도(b)가 훨씬 크다)
2. 이를 근육의 움직임에 대입하면, 위 주기에서 전반부까지 근육은 늘어나며(이완) 후반부에는 수축되면서 힘을 생성한다.
3. 동작의 단계별로 보면, 준비단계(어드레스)-백스윙-힘 생성과정(다운스윙)-마무리 단계(피니시)
이상을 종합하여 골프스윙의 템포를 설명하면,
어드레스에서 백스윙 탑에 이르기까지는 근육이 스트레칭되면서
비교적 서서히 진행된다.
이후 다운스윙에서는 근육이 수축되면서 아주 빠르게 진행된다.
이를 과학적으로 실험한 결과,
프로골퍼의 경우 대부분 어드레스에서 백스윙탑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거기에서 임팩트까지의 시간 비율은 3:1 이 된다.
예컨대 어드레스에서 임팩트까지 1초가 소요되었다면,
스윙탑까지 0.75초, 임패트까지는 0.25초가 소요된다.
이 3:1의 비율이 골프스윙 템포의 핵심적 내용이다.
이는 인체의 자연스런 움직임의 결과이며, 자연의 법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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