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산바람꽃
변산바람꽃
변산반도에서 발견되었다 하여 변산바람꽃이라고 부른다는데
나는 남해안바닷가 산기슭에서 만났습니다.
언땅이 채 녹기도 전에
봄을 알리기 위하여
자갈밭 위에 하이얀 얼굴을 내밀고
다소곳이 피어 있네요
바람꽃 중에서 제일 먼저 봄소식을 알릴려고
소리소문 없이 피어
청초한 얼굴을 내밀고
시린손 부여잡고
뷰파인더로 바라보고
아름답다고 이야기 한다
행여 지나가는 새들에게
불어보고 싶다
채 봄도 오기전에
아무도 모르게 피어
잔설속에 눈을 살며시 뜨고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데
누굴 기다리는 사람이 있냐고?
나는 이놈들이 뭇사람들의 발자욱에
행여 다칠까 ?
먼발치에서 바라 볼려고 하였으나
변산바람꽃의 아름다움에
이래서는 안되는데 하면서
엎드려 눈마중 한다
뒷모습도 아름답다
하이얀 얼굴이
추위에 분홍빛으로 물들고
산 아래
저 멀리서 오는 님을 기다린다
살금살금
조심조심
발걸음 하여도
너에게는 커다란 아픔이 존재 할 수 있고
까치발로 걸어도
얼굴을 찡그리겠지
그러나
나는 못내 그림움으로
너를 마주보고
또 찾아와서 고맙다고
진심으로 이야기 한다
차가운 바람이 불고
하얀 서릿발이 돋아도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이제 봄이 왔어요'를 이야기 하는 너에게
나는 기다림의 애처로움에
반갑고 고맙다고 이야기 한다
겨우 내내 기다리고 있었다고
급하기도 하지
또 눈이 오면 어쩔려고?
꽃샘추위도 다가 올 것인데
마음 단단히 묵고 기다려라
따스한 봄이 올때까지
빛내림이다
따스한 빛내림
이 빛으로 추위를 견디어라
기다리던 변산바람꽃을 만났습니다
2018.2.24.